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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이 징수해 오던 군산비행장 민항기 사용료가 폐지되기는 커녕 오히려 인상되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지난 2일 정부와 주한미군은 「군산미군기지 사용에 관한 협정」을 개정하면서 향후 5년간 점진적으로 사용료를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군산미군기지 사용에 관한 협정」은 지난 91년 한국정부가 군산미군기지 2백50만평 가운데 2만평의 공항시설을 임대하면서 그 사용료를 미군측에 지불하기 위해 맺은 협정이다. 이 협정은 올해 3월 7일 종료되며, 따라서 미군과 한국정부는 지난해 초부터 개정안을 놓고 협상을 벌여 왔다. 당초 미군은 이륙중량 1천파운드당 0.6 달러씩 받던 이착륙료(사용료)를 3백%에 달하는 1.7 달러까지 대폭 인상할 것을 요구했지만, 사용료 인상에 대한 군산 시민들의 거센 반대와 한국정부측이 난색을 표명함에 따라 99년에는 0.8 달러, 2000년 1.1 달러, 2001년 1.4 달러, 2002년 1.7 달러 등 단계적으로 사용료를 인상하는 안에 최종 합의했다.
이번 미군기지 사용료 문제와 관련, 군산지역에서는 지난해 9월 경실련 등 22개 단체가 모여 '군산미군기지 민항사용료 인상안 철회를 위한 시민모임'(대표 문정현 신부, 문재곤 스님, 오충일 목사)을 결성하고 매주 한 차례씩 미군기지 앞에서 시위를 갖는 등 미군기지 사용료 인상에 대한 반대운동을 계속 벌여 왔다. 시민모임측은 ""우리 땅을 미군에게 무상으로 빌려주면서 거꾸로 그 사용료를 미군에게 내는 것은 부당한 일이며,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에 이미 시설유지비와 보수비가 포함되어 있는 상황에서 사용료마저 내는 것은 중복부담""이라는 이유로 사용료의 폐지를 요청해 왔다. 그러나 이번 협상 결과 사용료 인상이 결정됨에 따라 이 문제는 계속 논란의 불씨로 남게 됐다.
한편 시민모임은 5일 오후 2시 군산미군기지 앞에서 집회를 갖고 △사용료 인상안을 계기로 군산시가 미군 쓰레기 처리와 용수 비용을 인상해 징수할 것 △미군기지로 인한 지역주민들의 소음피해실태를 조사해 적절한 보상과 치료를 할 것 등을 촉구하며, 군산미군기지에 대한 감시 및 개선활동을 계속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시민모임은 ""미군측을 점진적인 인상안으로 후퇴시키고 한미간 불평등구조에 대한 시민들의 공동대응을 이뤄냈다는 점은 이번 반대운동의 성과""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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