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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연행과 장기간의 구금, 고문과 허위자백으로 인해 간첩이 된 사람들을 유엔인권위원회는 '자의적 구금에 따른 양심수'로 선정하고 있다. 유엔인권위가 선정한 '자의적 구금에 따른 양심수'는 구미유학생사건(85년)의 김성만, 황대권 씨와 구국전위사건(94년)의 안재구, 류락진, 정화려, 박래군 씨, 일본관련 사건의 이장형 씨, 방북사건의 황석영 씨 등 8명이다.
5일 탑골공원에서 열린 제219차 목요집회는 이처럼 억울하게 간첩의 누명을 쓴 양심수 8명과 그 가족들의 애절한 사연이 시민들에게 소개되는 자리였다.
14년째 아들(김성만)과 이별중인 최인화 씨는 ""강제로 유서까지 작성한 상태에서 고문을 당했다""는 아들의 사연을 소개하면서 목이 메어 버렸고, 황대권 씨의 어머니 정동희 씨는 ""아들이 감옥에서 어금니 여섯개나 빠져버렸다""며 안타까워 했다. 신혼의 단꿈 속에 남편(박래군)을 뺏겨버린 신영미 씨, 아버지(안재구)와 함께 구속당하는 고통을 겪었던 안영민 씨 등 가족들의 소망은 오로지 ""이들이 따뜻한 봄과 함께 가족의 품으로 되돌아오는 것"" 뿐이었다.
이날 소개된 양심수 가운데 국방군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하고 무공훈장에 대통령 표창까지 받은 전력을 가진 이장형 씨의 사연은 듣는 이들을 격분하게 만들었다. 천주교인권위 오창익 사무국장은 ""조작간첩 이장형 씨의 문제는 석방만으로 그쳐서는 안된다. 한 인간을 철저히 파괴한 정부가 사죄하고, 그를 고문했던 이근안, 출세를 위해 그를 희생시킨 이사철(현 한나라당 의원) 씨등을 당장 체포·처벌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제는 이런 자리에 어머니들을 모시고 싶지 않습니다. 양심수 가족의 한을 풀어주는 것은 '국민의 정부'라면 당연히 해야할 일입니다."" 사회자의 마무리 연설을 들을 때까지 시민들의 발길은 쉽사리 떨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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