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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 주민의 충격적인 실상이 국내 민간단체의 조사에 의해 드러났다.
우리민족서로돕기 불교운동본부는 지난해 9월 30일부터 올해 1월 31일까지 넉달간에 걸쳐 북한 식량난민 4백27명을 상대로 면접조사를 벌였으며, 그 결과 최근 2년 동안 조사 인구의 29%가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인구는 면접대상자의 가족을 포함해 총 2천5백83명이며, 사망자수는 7백44명이다. 사망율이 특히 높은 연령층은 60세 이상의 노인과 어린이들이며, 이중 0-6세의 어린이 사망율은 무려 45%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최근의 대량사망사태가 주로 전염병에서 비롯되었다는 조사 결과는 충격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사망원인의 52%는 여전히 굶주림에 의한 것이지만, 폐결핵 등 질병에 의한 사망자도 39%나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주민들이 영양실조로 면역체계가 무너지고 필요한 약품마저 공급되지 못한 데 따른 것이며, 깨끗한 식수의 부족은 전염병을 급격히 확산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대량사망을 일으키는 전염병은 주로 수인성 전염병인 콜레라, 열병인 장티푸스, 파라티푸스 등이고, 지난해에는 파라티푸스에 의한 사망자가 많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영아 사망률 45%, 전염병 창궐
이같은 식량난 속에 조사대상의 반수 이상은 배급이 끊어진 이후 벼뿌리·소나무껍질·바닷가조개 등으로 연명해 왔다고 밝혔으며, 나무·산나물 등으로 장사를 하거나 가구와 집기를 팔아 생계를 이어나간 사람들도 다수였다.
불교운동본부는 이같은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지난 2년여간 사망자가 최소 3백만명 이상이며, 올해에도 최소한 3백만명 이상이 사망할 것""이라고 추정하면서 ""지금 북한 주민의 대량아사사태는 과거 한국전쟁이나 캄보디아 사태보다 훨씬 더 심각하며, 20세기말 지구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최대의 참사""라고 밝혔다.
대량 아사 전쟁 때보다 심각
불교운동본부는 ""이러한 사태에서는 무조건적인 지원만이 최선의 해결책으로, 올해 최소 2백만톤 이상의 대량식량지원과 전염병 예방약 등 의약품지원, 그리고 깨끗한 식수공급이 최우선적으로 긴급하게 이뤄져야 한다""며 ""국내 언론과 학자들이 이러한 사실을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더불어 △각 국 정부가 즉시 UN식량원조에 참여하는 곡물량을 늘릴 것 △보다 많은 국제기구 요원들이 아무런 제약 없이 위험에 처한 북한 사람들에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할 것 △최악의 위험에 처해있는 어린이와 노인들에게 식량이 전달될 수 있도록 할 것 △유엔아동기금이나 국제적십자사 등 민간단체들이 전염병을 방지하기 위해 상하수도의 기능 정상화와 방역 및 면역활동(예방주사)의 개발에 보다 많은 관심을 보일 것 △국제연합이 중국정부와 협력하여 즉시 중국 국경을 따라 증가하고 있는 북한 난민들의 위기를 철저히 조사할 것 등을 촉구했다.
이번 조사는 국경지역인 압록강 두만강변의 중국 길림성내 장백, 연변지역에서 식량을 구하러 넘어온 북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증언을 청취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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