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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 인권영화제는 올해의 인권영화상으로 80년 4월 사북항쟁을 다룬 이미영 감독의 <먼지, 사북을 묻다>를 선정했다. 인권운동사랑방이 주최하는 인권영화제는 지난 99년부터 상영되는 한국영화 중 1편을 올해의 인권영화상으로 선정해 격려해 왔다.
5일 저녁 6시 반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 폐막식에서 인권영화제 총감독 서준식 씨는 심사평에서 ""<먼지, 사북을 묻다>는 80년 4월에 일어났던 '사북항쟁'의 진상을 본격적으로 드러낸 최초의 다큐멘터리""라며, ""이 작품은 당시 사북탄광 광부들이 처했던 비인간적 상황과 그에 대한 항쟁의 성격을 조명함으로써 과거 '불순분자의 사주를 받은' '광부들의 집단난동'으로 일반에게 인식됐던 '사북항쟁'이 정당하게 평가되기 위한 획을 그었다""고 인권영화상 선정의 이유를 밝혔다.
이어 서 총감독은 ""오랫동안 묻혀 있던 사북 주민에 대한 당시 군부 및 경찰의 몸서리쳐지는 고문의 실상을 생생하게 파헤칠 수 있었던 것은 감독의 치열한 참여정신에서 나온 것""이라며, 현장 및 피해자들과 철저히 밀착하려는 감독의 진지한 자세를 높이 평가했다. 또 ""당시 진압에 종사했던 군 경 내지 고문 가해자에 대한 감독의 추적도 만만치 않은 집요함을 보여준다""는 점도 인권영화상 선정의 이유 중 하나로 꼽았다.
서 총감독은 ""인권운동을 하는 사람으로서 '사북항쟁' 관련자들에 대한 고문의 실상을 밝혀낸 이미영 감독에게 개인적으로 감사""를 표하는 한편, ""사북항쟁이 민주화운동으로 인정받아, 당시 관련자들이 어서 '폭도'란 꼬리표로부터 벗어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작품을 연출한 이미영 감독은 ""인권영화상 수상 소식에 탄광 아저씨, 아줌마들이 너무 좋아하셨다""고 전했다. 이어 ""사북항쟁의 역사적 진실이 규명되고 탄광 아저씨, 아줌마들이 명예를 회복할 수 있어야 한다""며, ""당분간 여러 지역에 흩어져 사는 관련자들을 매개하는 일을 계속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의 인권영화제 심사에는 서준식 인권영화제 총감독을 비롯해, 이승훈 교육방송 피디, 이충직 중앙대학교 영화과 교수 등 인권영화제 자문위원들이 참여했다.
인권영화상 시상에 앞서, 인권영화제 내내 거의 매일 상영장을 찾았던 '열성' 관객들의 이야기를 듣는 자리도 폐막식에서 마련됐다. 정은미 씨는 ""사람들이 왜 울부짖는지, 분노하는지를 알 수 있었고, 인권영화제가 다른 사람들의 권리와 행복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를 마련해줬다""고 말했다. 박하순 씨는 '전쟁과 인권'이란 올해 인권영화제의 주제와 관련, ""아프간 이라크 콜롬비아 등 최근의 전쟁들은 석유지배 내지 신자유주의 확산 전략 하에 진행되는 것""이라며, ""하지만 이같은 전쟁의 구조적 성격을 보여주는 작품이 없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한편, 올해엔 두 곳의 상영장에서 연인원 5천여 명의 관객들이 인권영화제를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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