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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간 투자협정'(MAI, Multilateral Agreement on Investment). 아직 우리 국민들에겐 이름조차 생소한 이 협정의 체결을 둘러싸고 자본과 민중진영 간의 힘겨루기가 한창이다. 한쪽은 '자본의 국경 없는 진출'을, 그 반대쪽은 '민중생존권과 노동권, 환경권 등의 사수'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있다.
MAI란 초국적기업에게 거의 무제한적인 투자와 이동의 자유를 보장하는 국제협정으로, IMF(국제금융기구) 등 여타 국제기구와 달리 법적인 강제력을 갖는 강력한 협정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 협정이 조인될 경우, 경쟁력 있는 초국적기업에 의해 국내 산업기반이 파괴되고, 노동·환경기준 및 인권이 파괴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현실이다.
MAI와 관련된 협상은 95년부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를 통해 본격적으로 진행돼 왔으며, 지난 27, 28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OECD 각료회의에서 이를 조인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프랑스와 미국 등 각국 정부 사이에 타협이 이뤄지지 않아 조인은 일단 미뤄졌다.
이같은 자본의 움직임에 맞서 각 국 민중진영은 항의행동을 조직하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국제연대행동네트워크' 소속 회원 1백여 명이 29일 오후 1시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집회를 갖고 ""투기자본 살찌우는 MAI 반대"" ""한국정부는 MAI 조인을 즉각 거부할 것"" 등을 촉구했다.
'NO! MAI!'라는 구호 아래 진행된 이날 집회에서 이창근 국제연대정책정보센터 대표는 ""MAI는 △국가기간산업(전기, 통신, 은행) 등 모든 경제부문에 외국인의 직접투자를 가능케하며 △외국인투자 유치를 위해 국내 노동·환경 기준을 악화시키고 △외국인투자를 규제하는 국내 조항을 철폐시킨다""고 밝혔다.
또 이경완 청년회의(준) 정책홍보위원은 ""아시아는 물론, 유럽·아프리카 등 전세계 민중의 삶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초국적자본은 무조건 먹어치우기에만 혈안이 된 메뚜기떼와 같은 존재""라며 ""MAI와 OECD 각료회의는 이러한 메뚜기들의 반찬거리를 마련해 주는 모임에 불과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씨는 또 ""한국 자본 역시 더 편한 노동통제와 더 많은 이윤확보를 위해 MAI에 반대하지 않는데다, 정부는 협정조인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정부는 밀실협상을 중단하고 협상내용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각 국 민중진영 항의행동 잇따라
한편 국제연대행동네트워크에 따르면, MAI 등 신자유주의적 흐름과 관련한 각 국의 항의행동이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OECD 각료회의가 열렸던 파리에서는 초스도프스키(『빈곤의 세계화』저자)씨등이 연사로 나선 가운데 '신자유주의 및 무역자유화 기구' 등에 대한 규탄대회가 진행됐으며, OECD건물 주위에서 'MAI협상에 반대하는 인간띠잇기 운동'이 펼쳐질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인도에서는 적어도 50만명 이상의 농민들이 5월 1일부터 WTO(세계무역기구)탈퇴를 촉구하는 시위를 전개할 계획이며, 5월 16일부터 20일 사이엔 프랑스, 독일 등 각 국으로부터 항의행동대가 제네바로 집결해 거리축제 및 WTO건물 앞 시위 등을 펼칠 예정이다. 더불어 방글라데시에서의 'IMF및 WTO, 세계은행에 대항하는 시위', 미국의 몇몇 도시에서의 '무역없는 날' 행사 등이 계획되어 있다고 국제연대행동네트워크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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