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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이라크전 개시가 공공연한 사실이 되면서 중동은 다시 전쟁의 위협 아래 놓이게 되었다. 지난 2000년 제5회 인권영화제에서 상영되었던 <착한 쿠르드 나쁜 쿠르드>는 미국의 군사도발로 희생당하고 있는 중동의 유랑 민족 쿠르드 민족 대한 폭넓은 이해를 가져다 주는 작품이다.
미국의 이익에서 본다면 두 종류의 쿠르드 민족이 있다. 이라크 산악 지역 을 근거로 '항(抗)이라크전'을 벌이고 있는 쿠르드가 '착한 쿠르드'라면 이라크 공격의 전진 기지를 마련해 주는 미국의 우방 터키에 대항해 수십 년을 항쟁하고 있는 PKK(쿠르드노동자당)는 '나쁜 쿠르드'인 것이다.
지난 91년부터 9년 동안 쿠르드를 취재한 미국의 프리랜서 저널리스트 케빈 맥키넌은 91년 걸프전을 취재하기 위해 이라크로 들어간다. 그가 걸프전에서 '발견'한 것은 쿠르드 민족이었다. 터키와 이란, 이라크, 시리아 등지에 흩어져 있는 세계에서 가장 큰 이산민족 쿠르드인들은 국제사회로부터 아무런 관심도 끌지 못한 채 중동의 산악지대를 누비며 '독립투쟁'을 하고 있었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쿠르드 독립투사들은 단지 중동지역에 국한되지 않는다.
미국으로 이민 온 쿠르드인 카니 형제들은 미국 안에서 '항터키전'에 주력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의 투쟁은 총을 들고 산악을 누비는 국지전에 참여하는 것은 아니지만 터키정부가 저지르고 있는 쿠르드 말살정책의 잔혹함을 미국과 국제 사회에 폭로하는 것이다. 미국정부의 입장에선 이들은 '나쁜 쿠르드'인 셈. 터키 규탄 집회를 여는 한편 의회와 정부인사들을 상대로 로비활동을 벌이는 이들에 대해 미 정부는 '없어져 줬으면'하는 존재로 여기고 있다. 때문에 정부는 이민법을 악용해 지속적으로 카니 형제를 괴롭히고 있다. 감독은 이 작품을 만들면서 억울하게 죽어간 쿠르드 민중들과 아직도 산악 을 헤매며 투쟁할 수밖에 없는 게릴라들의 실상을 미국 방송을 통해 알리려 했지만 좌절되고 만다. 방송국들은 모두 '쿠르드 인권문제'를 꺼리고 있기 때문.
티벳의 인권문제를 들춰내는 것이 미국의 도덕성을 치장하는 좋은 '거리'라면 쿠르드 문제는 그 반대이기 때문이다. 쿠르드 민족의 오랜 격언처럼 이들은 정말 ""산말고는 친구가 없다"". 1월 22, 23일 저녁 7시30분 광화문 아트큐브에서 열리는 '반딧불'에서 이들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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