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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총파업과 관련해 노조사무실 압수수색에 나선 경찰이 그 과정에서 성추행 및 성희롱하는 사건이 발생해 노동자들의 분노를 부채질하고 있다. 더욱이 경찰측이 현장에서는 사과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상부에 올린 보고서에서는 반대 주장을 하고 나서 더욱 기막히게 하고 있다.
병원노련에 대한 압수수색은 9일 밤 10시 50분에서 10일 새벽 1시10분까지 남대문 경찰서 형사 11명과 성북서 형사 1명 등 15명과 전투경찰을 포함해 1백16명이 압수수색을 벌였으며, 당시 병원노련 사무실에는 조합원 22명이 있었다. 병원노련측은 경찰이 이 과정에서 이화의료원과 서울대병원노조 여성조합원들을 희롱하고, '노동자영상사업단' 여성 취재기자의 볼과 엉덩이를 만지는 등 성추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압수수색 당시 남대문경찰서 어느 한 경찰은 의자에 눌러 앉은 채 ""여긴 왜 왔어, 시집이나 가"" ""왜 이렇게 못생겼냐? 시집이나 갈 수 있겠냐"" ""여기 있는 여자들은 모두 노처녀들이지""라는 식으로 조롱했다고 한다. 이명숙(병원노련 간사)는 ""간부들이 공무집행을 제대로 해라며 항의하자 또다시 노동자영상사업단 여 기자의 엉덩이를 두 차례 어루 만지는등 성추행을 했다""고 당시 정황을 전했다. 병원노련측의 강력한 항의에 경찰측은 건성으로나마 미안하다고 사과했으며, 남대문경찰서 수사과장이 감찰계의 조사를 약속했다.
그러나 10일 남대문경찰서측이 서울지방경찰청장 앞으로 보낸 보고서에서는 ""병원노련 노조원이 성추행을 당했다고 억지주장을 하므로 압수수색을 방해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정반대 주장을 폈다. 또한 보고서에서 ""곽정태(수사과) 경사가 압수수색에 방해가 되니 촬영은 조금 떨어져서 하라고 손으로 밀은 것이다. 그 장소는 성추행을 할 수 없는 공개장소""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경찰측의 태도에 분노한 병원노련측은 남대문서에 조사결과를 정식 통보해 줄 것을 요청한 뒤 그 결과에 따라 민주노총과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해 맞설 작정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여성단체를 비롯한 여성 국회의원들에게 협조를 요청하고 나섰다.
성추행 사실 외에도 이날 압수수색에 대해 병원노련측등은 또 다른 문제점을 지적했다. 경찰이 압수수색 대상으로 '노동법 개정관련 컴퓨터 및 관련자료'라 명시해 놓고도, 전혀 관련이 없는 '의료시설 이용에 대한 환자. 보호자 설문조사' '94년 임금자료' 등 네상자 분량의 자료를 마구 압수해 갔다고 항의했다. 심지어 압수수색 기간을 1월9일부터 2월10일까지 한달간으로 잡아놓은 것은 병원노련의 일상활동마저 전면 봉쇄하고, 총파업투쟁을 탄압하기 위한 파렴치한 행위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한편, 이날 압수수색에 참가한 형사명단은 다음과 같다. 김동진, 김재석, 최재걸, 서부희, 김남진, 장호, 곽정태(이상 남대문서), 이종호(성북서) 나머지 7명 미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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