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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가 썩어가고 있지만 치료할 길이 막막합니다”
산업재해를 당하고도 보상을 받지 못한 채 본국으로 추방된 외국인노동자들이 안타까운 처지에 놓여 있다.
외국인노동자피난처(소장 김재오, 전도사)에 따르면, 94년 이전에 산업재해를 당한 외국인노동자 가운데 본국으로 추방된 노동자 대부분이 한국정부로부터 보상을 받지 못한데다 어려운 생활조건으로 인해 치료를 못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5명 입국비용 마련에 손길을
이에 외국인노동자피난처(피난처)는 91년부터 93년 사이 국내에서 산업재해를 당했던 중국 조선족 노동자 가운데 산재후유증이 심각한 15명을 재입국시켜 치료할 계획이지만, 이들에 대한 치료비와 출입국비용 등이 없어 입국을 보류하고 있는 실정이다. 피난처의 조명숙 간사는 “이미 법무부로부터 입국허가까지 받은 상황인데, 비용이 없어 입국조차 못하고 있는 게 안타깝다”며 각계의 지원을 호소했다. 조 간사는 조선족 15명의 입국비용과 치료비, 국내 체류기간 중의 숙식비용 등으로 필요한 금액은 최소 3천만원 이상이라고 밝혔다.
산재 환자들 가운데 최기준(63) 씨는 시급히 수술받지 못할 경우 오른쪽다리를 절단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 김진용(54) 씨는 실명위기에 처해 있고, 박성일(37) 씨는 엉치뼈가 썩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간사는 “이들 대부분이 스스로 생계조차 꾸릴 수 없는 궁핍한 상황에 처해 있으며, 중국의 의료시설이 열악해 국내에서의 수술이 불가피한 환자들이 있다”고 말했다.
엉치뼈는 썩어 가는데…
조선족 노동자들의 산재피해를 민간에서 보상하려는 것은 이들이 한국정부로부터 보상받을 수 있는 길이 제도적으로 끊어졌기 때문이다. 국내의 불법체류 외국인노동자들은 94년 노동부의 「불법취업 외국인 보호 종합대책」이 발표되면서부터 국내 노동자와 동일하게 산재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되었지만, 94년 이전에 본국으로 돌아간 외국인노동자들은 이러한 정부 지침을 홍보받지 못했기 때문에 보상기회를 놓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산재보상의 시효가 3년으로 제한되어 있어, 94년 이전 산재 피해자들은 영영 보상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산재보상 시효 지나 법적 보상 막막
노동부의 한 관계자는 “국내에 체류중인 외국인노동자 가운데에도 산재지침을 몰라 보상을 못받는 경우가 있다. 본국으로 돌아간 노동자들은 그 숫자가 더 많을 것”이라면서도, “시효가 지난 사람들을 구제하기 위한 대책은 마련되어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본국으로 돌아간 외국인노동자들을 위해 국내 외국대사관과 해외주재 한국대사관을 통해 이미 정부지침을 홍보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피난처측은 “필리핀, 방글라데시, 네팔, 중국, 스리랑카 등에서 해외조사활동을 벌인 결과 한국정부의 지침을 통보받은 외국인노동자들을 찾아볼 수 없었다”며 “이들은 한국정부의 홍보 미비로 자신들의 권리를 찾지 못한 희생자”라고 지적했다.(외국인노동자피난처 :02-859-0430, 담당 조명숙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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