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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교육의 깃발, 교원노동권 확보의 외침이 힘차게 펄럭였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 권한대행 이영희, 전교조) 소속 16개 시도 1백63개 지역분회장 1천5백여 명은 24일 오후 여의도광장에 모여 '교원·공무원 노동기본권 확보를 위한 전교조 학교 분회장 결의대회'를 가졌다.
20대 젊은 교사부터 백발 성성한 60대 노교사까지, 해남 땅끝마을에서부터 동해 속초지역에 이르기까지 나이와 지역을 불문하고 이들은 '참교육' '전교조'의 깃발아래로 모였다.
이미 전교조는 22일부터 야3당 농성에 돌입한 상황이다. 국회에 맡겨달라던 야당이 22일 ""교원 노동기본권은 추후 논의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틀간의 농성, 지방으로부터의 여정으로 피곤할텐데도, 단상에 오른 각 지역 전교조합법화 추진본부장들은 엄숙하고 확신에 찬 목소리로 투쟁결의를 밝혀나갔다.
""문제는 우리 가슴속의 두려움이다. 투쟁만이 전교조의 합법화를 이룰 수 있다.""(충주 주덕중 오황균 교사) ""김 대통령이 전두환·노태우 씨와 마찬가지로 전교조를 탄압한다면, 1년 뒤 김 대통령 역시 전직 대통령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다."" (서울사대부고 김민곤 교사)
현장 교사들의 다짐 못지 않게 이영희 위원장의 결의도 단호했다. 이 위원장은 ""전교조 합법화는 가까운 장래에 쟁취된다""며 ""40만 교사, 80만 공무원과 함께 사회개혁·정치개혁을 위해 전교조가 앞장서자""고 독려했다.
지난 22일 민주노총은 노동법 개정을 위한 10대 핵심 요구안을 발표했다. 10대 요구안의 첫번째는 '교사·공무원의 단결권 보장'이었다. 연단에 선 권영길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를 다시 한번 확인해 주었다. ""전교조합법화는 노동법 개정의 최우선 과제입니다. 전교조 합법화없이 민주노총의 합법화는 없습니다.""
겨울의 끝을 알리는 포근한 날씨 속에 참석자들의 표정은 결연하면서도 환한 모습이었다. 한편에선, 집회장 뒤편에 삼삼오오 모여 있던 교육계 관계자들의 그늘진 얼굴이 대조를 이루고 있었다.
신한국당사 앞에서 진행된 마무리 집회에서 김규식(63·서울 중화고) 교사가 마이크를 잡았다. ""더 이상 전교조의 합법화를 구걸하지 말자. 그리고, 국민의 뜻을 저버린 자들에게 이렇게 말하자. 할테면 해 봐라.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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