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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구와 양천구 경계에 자리한 능골산 지역주민들이 지역녹지공간을 지키려고 다섯 달째 투쟁을 벌이고 있다.
주민들의 평화스런 쉼터였던 능골산에 전운이 감돌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2월 한 개발업자가 포크레인을 밀고 들어오면서 부터였다. 이 업자는 관할 구로구청측으로부터 능골산 입구의 테니스장 건설을 허가받았던 것이다. 산을 깍아내려는 개발업자와 산을 지키려는 주민들간의 포성없는 전쟁은 시작되었고, 그 과정에서 주민들은 개발업자가 고용한 용역직원들에 의해 성추행까지 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 1만6천여 명 반대서명
여기저기 포크레인의 할퀸 자국으로 흉물이 된 능골산 입구엔 천막농성장이 자리잡고 있다. 지역 주민들과 인근 고척성당의 신자들, 지역사회단체 회원들로 구성된 「능골산 살리기 시민대책위원회」 회원들이 지난해 12월부터 지켜온 것이다. 주민들은 오전과 오후 두차례씩 농성장에 모여 능골산을 살리기 위한 기도회를 갖고 있으며, 밤에도 예고없이 들이닥칠지 모르는 포크레인을 막기 위해 24시간 감시의 눈을 부릅뜨고 있다. 지난 2월엔 주민 1만6천여 명의 서명을 받아 구청에 전달하기도 했다.
용역직원들, 주민 ‘성추행’ 물의 빚어
주민들과 개발업자측의 충돌은 지난 3월 19일 발생했다. 용역직원들을 동원한 개발업자가 강제로 포크레인을 들이밀자, 주민들이 이를 온몸으로 저지하고 나섰던 것이다. 그 과정에서 주민들은 용역직원들로부터 폭행 및 성추행을 당했다고 한다. 한 주민은 “용역직원들이 여성들의 가슴을 찌르고 더듬었으며, 옷을 다 벗어버리면서, 입에 담기 힘든 욕설을 퍼부어 댔다”고 말했다.
“시민의 공원을 시민의 것으로 만들자”는 주민들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아직 구청당국은 개발허가를 취소하지 않고 있다. 이재을 신부(고척동 성당)는 “능골산은 특정인들을 위한 테니스장이 아니라, 전 주민들의 자연휴식공간으로 남아야 한다”며, 주민들의 투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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