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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동포돕기운동에 정부가 찬물을 끼얹고 나섰다. 남북적십자회담의 타결로 북한동포돕기에 긍정적 분위기가 조성되는 듯 싶더니 경찰이 민간의 모금운동을 수사하겠다는 어이없는 방침을 밝히고 나선 것이다. 27일 언론보도(문화일보 사회면)를 통해 이같은 방침이 알려지자 각계에서는 “동포애와 인도주의를 무시한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또한 ‘종교단체는 제외하고 재야단체와 한총련에 국한해서 내사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에 대해선 “형평에도 어긋나는 처사”라는 지적이다.
현재 북한동포돕기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곳은 민주노총 전국연합 등 7개 단체가 참가한 「겨레사랑 북녘동포돕기 범국민운동본부」(공동대표 김상근 등), 경실련 등 28개 단체가 참가한 「옥수수보내기 범국민운동본부」(상임대표 서영훈), 기독교계의 「평화의 쌀 보내기 운동본부」(상임대표 박종순 목사), 불교계의 「우리민족돕기 불교운동본부」(공동대표 법정 스님 등) 등이다.
이 가운데 경찰 내사대상으로 분류되는 「겨레사랑…본부」의 민주노총측은 “정부의 조치는 동포애와 인도주의를 말살하는 것”이라며 “수사가 구체화하면 범국민운동본부와 함께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전국연합 관계자는 “차라리 모금은 자율화하고 사후 감사를 철저히 하는 방식이 더 올바른 방법”이라며 경찰이 내세우는 기부금품모집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시대착오적 발상” 비난
내사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이는 각계 북한동포돕기운동 단체들도 경찰의 수사방침을 일제히 비난했다. 「옥수수보내기…본부」의 김동규 기획부장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잘라말하며 “정부 스스로 못하는 일을 민간에서 추진할 때, 이를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도리어 막으려는 태도는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비상식적인 일을 벌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며 정부의 태도를 예의주시할 것임을 밝혔다.
「평화의 쌀 보내기 운동본부」의 신승민 목사도 “경찰의 방침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며 “정부가 법을 들고 처벌하려할 때는 민간의 힘을 결집해 같이 싸워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북한동포돕기운동이 확산될 경우, 통일논의의 주도권을 민간에 뺏기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에 이같은 방침이 나왔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재야단체만 조사” 형평성 상실
한편, 재야단체와 한총련만을 조사하겠다는 경찰 방침에 대해 「불교운동본부」의 정안숙 사무국장은 “조사를 한다면 모두를 해야 하지 않냐”며 형평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옛날 평화의 댐 모금이나 각종 불우이웃돕기 모금에 대해서도 정부가 조사를 벌인 적이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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