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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11일 오전 성명을 통해 12.12와 5.18사건의 첫 재판에서 전두환, 노태우씨 등 피고인들이 진정으로 국민들에게 참회와 속죄하는 자세로 재판에 임해 잘못된 역사의 줄기를 바로잡기를 촉구하였다.
그러나 우리의 요구와는 반대로 전두환, 노태우씨 등 피고인은 반성과 참회하는 기색이 하나도 없이 “12.12와 5.18은 사회혼란으로부터 국가 질서를 지키기 위한 구국의 결단”이라는 궤변을 늘어 놓은데 대해 분노와 경악을 금할 수 없다. 특히 법의 횡포로부터 국민들의 인권을 보호하여야 할 변호사들이 헌법재판소의 합헌결정까지 받은 5.18특별법을 위헌이다고 강변하고 “5,6공의 정통성이 부정된다면,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어디서 찾을 것이냐”며 쿠데타와 5.18학살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5.18을 폭도로 매도하며 범죄자들을 옹호하기에 급급한 모습에 분노와 침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또한 전두환, 노태우씨 등 피고인들의 반성 없는 모습에 격분하여 “속죄하라”고 호통친 강경대 열사의 아버지인 강민조 씨를 전두환씨의 아들 등 피고인들의 친인척들이 법정에서 집단 구타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우리 모두는 수치와 국민의 무서움을 모르는 학살자들의 안하무인적 자세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속에서 벌어진 이 경악할만한 사건은 현정권의 “과거청산” 의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으로 이 책임은 현정권이 져야만 할 것이다. 현정권은 학살자 전원 처벌을 주장하며 5.18의 피해자로써 재판을 방청하러 상경한 5-6명을 연행, 격리하였으며, 방청권을 제한함으로써 50만원에 이른다는 암표가 난무해 피해자와 고소, 고발인은 재판을 방청하지 못하고 피고인들의 친인척만 재판에 참가하게 하여 학살자를 직간접적으로 엄호해 주었다.
우리는 어제 법정에서 일어난 강민조 씨 폭행 사건과 피고인들의 방약무도한 행동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피고인들의 변호인단은 1차 재판에서의 궤변과 망언을 광주시민과 국민 앞에 공개 사과할 것이며 더 이상 역사에 오명을 남기지 말고 법과 양심에 따라 잘못된 역사를 바로 잡는데 일조할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만일 피고인들과 변호인들이 반성과 속죄 없이 계속 국민의 분노를 자아낸다면 법의 심판에 앞서 국민의 손으로 처벌받을 것을 엄중히 경고하는 바이다.
우리는 현정권에게 학살자들을 엄호하는 행위를 즉각 중지하고 방청권을 피해자와, 고소 고발인에게 선차적으로 배부할 것을 요구한다. 그리고 진정한 과거의 청산을 위해 12.12와 5.18관련 피고소,고발인 전원을 사법처리하고 미국의 개입등 모든 진상을 즉각 밝힐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만일 우리의 요구를 계속 외면한 채 학살자들을 엄호하는데 급급 한다면 95년 못지 않은 국민적 심판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 우리는 현정권과 피고인들의 자세를 똑똑히 보기 위해 다음 재판에 대거 참석할 것이다.
96년 3월12일
5.18학살자 재판회부를 위한 광주전남공동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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