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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원대사태가 막다른 골목으로 치닫고 있다.
22일 학교당국은 학생들이 요구한 최종답변시한에 맞추어 휴업령을 발표했다. 이는 ‘더 이상의 대화는 없다’는 극단의 선택이요, 최후 선언이었다.
학원자주화투쟁 5년, 장현구 씨 사망 후 1백33일, 진철원 씨 사망 후 3주째… 그러나, 학생들에게 돌아온 것은 무더기 징계와 고소-고발, 수배와 구속, 그리고 학교측의 휴업령과 언제든지 예상되는 공권력 투입이다.
지금 학생들은 지쳐 있다. 너무나 힘들고 외롭다. 교육부는 나 몰라라 뒷짐만 지고 있고, 언론은 건물점거 등만 집중보도함으로써 학생들을 폭도로 몰고 있다. 사회-재야단체들도 온통 총선이다 뭐다하며 관심을 돌려 경원대 문제는 외면당해 왔다.
이런 속에서 학생들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최후의 방식, 전면수업거부와 강의실 폐쇄라는 극약처방을 내렸다. 더 이상 물러날 곳도 물러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모든 강의실 입구는 책걸상으로 봉쇄되었고, C동 건물의 진한 향내는 17일간 머물렀던 고 진철원 씨의 자취를 아직 지우지 못하고 있다. 대학본관 건물엔 교직원 대신 학생들이 자리를 잡아 토론과 농성을 진행하고, 출근은 했지만 일손을 놓고 있는 교직원들이 교정을 서성거릴 뿐이다. 휴업조치와 언제 있을지 모를 학교당국의 경찰력 요청에도 불구하고 연일 학생들은 집회와 시위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결코 평소의 대학캠퍼스라고 볼 수 없는 광경, 이것이 지금 경원대의 모습이다.
문제해결의 칼자루는 학교당국이 쥐고 있다. 그러나, 학원의 민주적 운영을 요구하는 학생들에게 학교가 취한 대응은 오로지 징계와 고발, 그리고 마침내 휴업선언이었다. 학생을 제자가 아닌 적으로 보는 듯한 몇몇 교수들의 반응은 ‘왜 지금껏 사태가 해결될 수 없었나’ 하는 의구심을 풀어준다.
이제껏 학교측은 학생들에게 무조건 장례부터 치를 것을 요구해 왔다. 하지만 유족과 학생들이 장례를 결정한 후에도 학교측에선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경찰력투입 요청을 철회하지 않고 있다. 조금만 더 제자를 사랑하고 교육자로서의 자세를 견지한다면 결코 취할 수 없는 최악의 대응으로 일관하는 것이다. 이대로 경찰력이 투입되고 그 결과, 또다른 불상사가 발생한다면, 그때 가서 누가 책임질 수 있단 말인가?
더 늦기 전에 정부는 경원대학당국의 이성적, 교육적 해결을 위해 적극 중재에 나서야 할 것이며, 언론은 경원대사태의 본질을 정확히 보도해야만 한다. 또한, 시민 사회단체들도 경원대사태를 더이상 학생들의 외로운 몸부림 속에 방치해서는 안될 것이다.
경원대 사태는 합리적이고 원만하게 해결되어야 한다. 그러나, 경원대 사태에 있어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부분이 있다. 학교측은 독단적 학교운영과 그 과정에서 희생된 장현구-진철원 씨에 대해 어떠한 형태로든 사과와 명예회복을 해야할 것이며, 부당하게 징계-고발 조치된 학생들을 원상회복 시켜야 한다. 이것이 그 동안 힘들게 싸워왔던 경원대생들에 대한 정당한 댓가이며, 젊은 나이에 산화해간 장현구, 진철원 씨의 넋을 위로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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