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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중공업의 부당노동행위에 관한 노동부 특별조사가 일주일째 진행중인 가운데, 그동안 사측이 광범위한 조합원 사찰과 노조파괴공작을 주도면밀하게 진행해 왔음을 입증하는 자료들이 대거 공개됐다.
12일 '고 배달호동지 분신사망대책위원회'(아래 대책위)는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에 의해 작성된 노무관련 문건과 회사 간부들의 다이어리에 적힌 업무일지 등을 부당노동행위의 증거자료로 제시했다. 대책위 측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두산재벌은 2000년 12월 한국중공업을 인수한 이래, 그 이듬해부터 노조파괴공작을 체계적으로 자행해 왔다.
특히 지난해 2월 임원 워크샵에서 발표된 [신노사문화 방안]이라는 문건은 2004년 어용노조 건설을 목표로 한 '노조무력화 3단계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8가지 세부과제로는 △조합활동가 중 오피니언 리더에 대한 밀착 관리 △건전세력 육성 △자주적 '계파'에 대한 표적 점검과 주요 활동가에 대한 불이익 조치 △조합원 성향을 친회사, 온건, 중도, 친조합, 강경 세력으로 구분하고, 친회사 세력에 대한 각종 인센티브 제공과 강경 세력에 대한 1:1 밀착 관리와 불이익 조치, 직무재배치를 통한 영향력 축소 등의 방안이 제시됐다. 나아가 파업 참가자에 대해서는 잔업 특근 통제, 인사평가시 불이익, 기피업무 배치 등의 조치를 취하도록 하고 있다.
대책위는 또 이러한 지침에 따라 실제로 노조파괴공작이 자행되었음을 보여주는 증거 자료들도 함께 제출했다. 일례로 '주단 BG(사업본부)'에서 작성된 [오피니언 리더 현황문서]를 보면, 공장별 노조 전·현직 간부나 대의원 46명에 대한 조합활동 경력과 계파, 성향 등을 상세히 분석해 ☆온건, ☆☆☆강성, ★★★초강성 등으로 등급을 매겨놓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측은 ""'신노사문화 정립방안'은 발표 자체로 종료되었고, 조합원에 대한 성향 분석은 너무나 당연히 이루어져야 할 노무관리""라고 강변했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은 성명서를 통해 ""각종 지인관계와 가족까지 동원해 '순화교육'을 시키고 말을 듣지 않으면 '제거대상'으로 내몰아 해고하는 행위를 어떻게 일상적 경영활동이라고 볼 수 있겠는가""라며 사측의 해명을 비판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대책위는 노동부 특별조사반을 찾아가 노조탄압 증거자료를 제출하고, 회사측이 소지 혹은 이미 폐기한 노조탄압관련 자료들에 대한 압수·수색 등을 포함한 강도 높은 조사를 요구했다.
이번 대책위측 자료 공개가 향후 노동부의 조사나 법적 대응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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