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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의 한파가 몰아치고 있습니다. 더우기 지난 3년간의 자연재해와 작년 1백년만의 대홍수로 말미암아 북녘의 동포들은 식량, 의류 등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여 이 한파의 절기에 어려움이 더하고 있습니다. 전래로 이웃의 어려움을 상부상조의 미풍으로 극복해온 민족정신을 계승하여 동포들의 고난에 기꺼이 동참하고, 얼어붙은 민족의 마음에 화해와 사랑을 피우는 통일의 걸음을 걸어야 할 것입니다.
전국연합은 1억모금운동으로 북녘 동포들이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자그마한 보탬이 되고자 합니다. 어려움에 처한 동포를 돕는 것은 상부상조의 민족정신에 입각한 일이며 전국연합의 전신인 전민련 때부터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위해 아낌없는 노력을 기울여 온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에 전국연합은 1만 일꾼 1만원 내기 운동으로 1억을 모금하여 적십자 등을 통해 북녘의 동포에게 전달할 것입니다. 민족의 사표이신 전교조 선생님들, 겨레의 미래인 한청협의 청년들, 뜨거운 민족애를 지닌 한총련 청년학생들, 빈민들을 비롯한 전국연합 부문단체와 각 지역의 지역연합 일꾼들은 한 마음 한뜻으로 동포 사랑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입니다.
전국연합은 수해지원 운동을 거족적으로 전개할 것입니다.
전국연합은 96년 민족공동행사를 함께 한 민족회의(여성단체, 종교, 민족단체등)와 민주노총을 비롯하여, 이미 지원운동을 진행하고 있으며 제 사회 단체와 연대할 의사를 밝힌 법종단 북한수해동포 지원 추진위원회 등 제 단체와 함께 거족적으로 지원운동을 전개할 것입니다.
정부당국에 촉구합니다.
우리 민족은 분단 백백년이 되는 95년을 대결로 마감하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습니다. 경직된 북한의 태도에도 문제가 있지만 그간 15차례나 변화된 정부의 일관성없는 통일정책도 그 책임을 면하기 어렵습니다. 쌀을 수입해서라도 지원하겠다는 정부의 정책은 이런저런 조건을 달며 사실상 지원할 수 없다는 것으로 선회되었습니다. 총선에서 보수표를 얻기 위해 지원을 하지 않으려는 당국의 의도에 대해 우리는 심각한 우려를 가집니다. 동포의 어려움에 동참하는 공명의 대의에 반대하는 의식은 허구적이고 일시적인 것이며 설사 현실이라 하더라도 이러한 의식에 기반하여 정권을 유지해보려 하는 것을 우리는 명백히 반대하는 바입니다. 84년 북한동포는 비전향장기수 송환이나, 주한미군의 철수와 같은 조건을 걸지 않고 남한을 지원한 바 있습니다. 현재 경색된 남북관계를 해빙해 가는데 있어 조건없이 동포애를 실천하는 것이야말로 커다란 역할을 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으며, 전민족의 박수를 받으리라 확신합니다.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은 우리의 이러한 동포지원운동이 동포사랑이라는 민족의 대의에 입각한 것이며, 민족의 화해를 일구어나가는 출발점이라 확신하고 열과 성을 다할 것임을 겨레 앞에 약속하는 바입니다.
1996년 1월29일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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