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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의 인권, 인권 속의 영화’라는 부제를 단 국내 최초의 인권영화제가 오는 11월 2일부터 8일까지 일주일간 이화여대 상영을 시작으로, 전국 순회 상영에 들어간다.
이번 영화를 주관하는 인권운동사랑방 주간 씨네21 월간 키노 이화여대 총학생회 등은 11일 오전 종로성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제1회 인권영화제 조직위원회(조직위원회)는 “제1회 인권영화제는 우리에게 지극히 자연스럽게 ‘인간의 존엄’이 무엇인지를 생각케 해주고 또한 우리가 받아야할 참된 위안이 어떤 것인지를 느끼게 해주는 뜻깊은 사건”이라고 말했다.
표현의 자유 신장 계기
한편 인권영화제는 사전검열을 거부하고 있는데 이점에서 정부 당국과의 충돌이 예상돼 긴장감을 주고 있다. 영화사전심의에 제동을 거는 최근 헌법재판소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비디오 매체는 여전히 사전심의라는 검열의 대상으로 남아있다. 인권영화제 역시 비디오 상영이라는 면에서 검열의 문제가 남아있는데, 오히려 조직위원회는 “ ‘검열거부’라는 고난을 거쳐 치뤄질 인권영화제는 표현의 자유를 신장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했다.
영화감독과의 만남, 음악제 등 행사 다양
이번 인권영화제는 우리 사회의 낙후된 인권의식을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높이고, 이를 통해 영화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 따라서 1백50여 편의 후보작품 중 엄선된 상영작 30여편의 선정 기준은 무엇보다도 얼마나 인권에 대한 문제의식을 담고 있느냐하는 것이었고, 그 다음으로 예술적 완성도를 평가했다.
상영을 앞둔 주옥같은 30여편의 작품 가운데 개막영화로 선정된 작품은 <잊지말자>(Contre L'Oubli)이다. 이 작품은 91년 국제앰네스티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것으로, 30개국의 인권문제를 유명한 감독들이 약 3-5분씩 옴니버스 형식으로 제작했다. 또한 5일 상영되는 <양 도살자>(Killer of Sheep, 감독 Charles Burnett)는 77년 미국에서 제작된 흑백영화로 ‘영화의 고전’으로 불려지고 있는데, 로스엔젤레스의 도살장에 고용된 흑인 스타인의 일상생활을 통해 강력한 메세지를 전달하고 있다.
폐막을 장식할 <지하의 민중> (La Naciom Clandestina, 감독 Grupo UKAMAU de cine, 89년 제작) 볼리비아 작품으로 89년 산 세바스티안 국제영화제 그랑프리 수상작이다. 이렇듯 이번에 상영되는 작품을 통해 이스라엘 콜럼비아 수단 쿠바 등 평소 접하기 힘든 여러 나라의 인권문제를 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가장 큰 어려움은 재정마련
이밖에도 개막제로 분단 희생자들을 위한 진혼굿이 마련되었고, 폐막제로는 음악제가 치뤄진다. 또한 영화제 기간에는 <호남호녀>로 잘 알려진 대만의 영화감독 호우 샤오센 씨 등과의 좌담회를 비롯해 국내 영화 상영시에는 영화의 주인공들인 장기수, 해고노동자들과의 만남의 자리도 예정되어 있다.
이번 인권영화제를 준비하는데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보다도 2천5백만원에 달하는 재정마련이라고 할 수 있다. 인권영화제는 일반시민에게 무료로 상영되는데 시민운동지원기금에서 5백만원을 지원 받은 것을 제외하면 별도의 재정은 없다. 조직위원회는 재정마련을 위해 광범위한 단체와 개인의 후원을 모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0일 현재 조직위원으로는 신영복(성공회대 교수) 이장호(영화감독) 씨 등 25명, 집행위원으로는 남희섭(독립영화협의회) 씨 등 14명, 후원단체로는 국제앰네스티 등 외국인권단체를 비록해 전국연합 민예총 등 34개 사회 시민단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한편 <인권하루소식>에서는 다음주부터 매주 2회씩 제1회 인권영화제 상영작품에 대한 소개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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