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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영화제가 서울에 이어 지방 15개 도시에서 차례차례 진행되고 있다. 이미 본지를 통해 일부 지역에서 영화제 개최에 진통을 겪고 있다는 사실이 보도된 바 있는데, 1일 전주에서는 상영장소인 전북대학교(총장 장명수)측이 전기를 끊어 버리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졌다.
학교측은 개막 이틀전 ‘영화상영에 들어가면 전기를 끊어 버리겠다’는 입장을 총학생회측에 통보했으며, 영화제 개막일인 1일 오전부터 상영장소인 합동강당의 전원을 차단해 버렸다. 또한 학교측은 일요일인데도 불구하고 교직원 1백여 명을 출근시켜 강당입구에서 관람객들의 출입을 봉쇄하기도 했다.
초청강연 취소 요구
주최측은 행사를 앞두고 “공개적으로 주관을 포기하겠다”고 학교측에 제안했으나 거부당했고, “일체의 강연이나 인사말없이 영화만 상영하라”는 학교측 요청에 따라 서준식(인권운동사랑방 대표) 씨의 초청강연도 취소했다. 결국 이날 영화제는 촛불로 조명을 대신하고 석유난로를 옮겨와 관객들의 추위를 달래는 등 악조건 속에 진행됐으며, 예정된 시간을 채우지 못하고 두 작품의 상영이 취소되는 등 파행을 겪었다.
국회의원 도지사등 후원
전주 인권영화제는 유종근 전북지사와 정동영 국회의원 등이 후원하는 범 전북인 차원의 영화제로 준비되어 왔으나, 전북대측은 “외부단체의 행사이므로 허용할 수 없다”며 영화제 상영을 반대해 왔다. 이에 대해 영화제 집행위측은 “교육부의 지침이 내려온 것으로 알고 있다. 안기부가 개입한 의혹도 짙다”고 밝혔다. 한편 상영 이틀째인 2일엔 학교측이 조명시설의 사용을 허락해 순조롭게 영화제가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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