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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광주 대우캐리어 ‘한승륙 조합원 폭행사건’이 경찰에 의해 자행됐음을 증빙할 만한 자료가 피해자 가족들에 의해 공개됐다.
한씨 가족과 민주노총 광주전남본부 캐리어하청노조 등은 14일 광주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찰이 작성한 ‘사과문 초안’과 ‘녹취록’을 공개하고, 한승륙 씨와 캐리어하청노조 조합원 명의로 현장지휘 경찰책임자와 사측 경영진을 폭행 독직폭행 직무유기와 폭력 지시 등의 혐의로 광주지검에 각각 고소했다.
이날 한씨 가족들이 공개한 자료들은 한승륙 씨 가족 4명이 지난 4월 30일과 5월 4일 광산경찰서 수사과장과 강력2반장을 만난 자리에서 얻은 것이다. 당시 한씨 가족은 경찰에게 “우선 폭행 사실을 인정 사과하고, 한 씨에 대한 불구속 수사”를 요구했다. 경찰은 이를 수락하고 사과문을 작성했다. 강력 2반장이 작성했다는 초안에는 “경찰이 한승륙을 호송하는 과정에서 뜻하지 않은 사태가 발생한데 대해 사과 드립니다”라는 내용이 담겨있고, 강진성 광산경찰서장 명의의 서명도 있었다. 그러나 사과문 ‘완성본’은 한씨 가족에게 전해지지 않았다. 한 씨 형 승국(48, 조선대병원 마취의)씨는 “30일 밤 12시께 강력2반장이 ‘내부사정으로 약속을 지킬 수 없다’고 전화를 걸어와 결국 사과는 받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승국 씨는 또 “경찰이 5월 4일 ‘사건을 조용히 마무리하고 싶으니 다시 만나자’고 했다”고 말했다. 승국 씨는 이 때 녹음기를 가지고 나가 대화를 녹음했다. 함께 공개한 녹취록에는 수사과장 박 모씨가 가족들에게 “미안하다”고 하면서 “제가 대외적으로는 뭔 소리를 해도 양해 좀 해달라”는 내용이 있었다. 그러나 이전에 한씨 가족들이 요구했던 것을 지키겠다는 확답은 아무 데도 없었다.
피해자 가족들이 경찰 스스로 폭행을 인정한 증거를 제시하자 14일 광산경찰서 청문감사관실은 “피해자 가족들이 제기한 주장을 알고 있으며 자체 진상조사를 시작했다”며 “사과문 초안이라는 것의 필적 검사 등을 거쳐 진상을 파악해 향후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승국 씨는 “경찰이 연행과정에서 동생의 머리에 진압용 헬멧을 씌워놓고 ‘함께 농성한 사람을 불라’며 수 십 차례 머리를 가격한 것은 명백한 고문”이라며 “녹취록뿐 아니라 녹음테이프도 있고 동생의 투병 생활을 담은 비디오 테이프도 있으니 그것을 증거로 끝까지 싸워 진상을 밝혀내겠다”고 울분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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