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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정권 때부터 5,6공을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몸을 던져 독재에 항거했던 많은 이들이 죽어갔다. 광주민중항쟁의 희생자들을 빼더라도 분신.투신 등의 방법으로 자신의 몸을 던졌던 이들, 경찰이나 수사기관의 폭력에 살해된 이들도 있었다. 그리고 그 중에는 상당수의 죽음이 아직도 진상이 규명되지 않고 있다.
열사라고 불리는 이들의 유가족들이 광주, 부산, 거제도 등에서 올라와 나눔의 집(경기도 광주군 소재 정신대 할머니들의 거처)에 조용히 모여들었다. 전국민주주의민족통일유가족협의회 창립 10돌 행사와 아울러 수련회를 갖기 위해서다.
“유가족은 이땅 이 시대가 만들어 낸 역사의 걸음 속에 서 있는 가족들입니다. 피붙이나 인척도 떠나버린 빈 공간을 자식들의 정신과 뜻으로 다시 살고자 나선 유가족들은 진정한 가족이 무엇인지 새롭게 느끼게 되었고 자신을 위해 살기보다 민중과 역사를 위해 죽기를 각오하고 나섰습니다.”
기념사를 하는 박정기(67, 고 박종철 열사 부친) 회장의 목소리는 떨렸고, 유가족들은 숙연했다.
지난 86년 8월12일 10사람의 유가족들이 모여 첫발을 내디딘 유가족, 자식이나 식구를 잃은 이들은 집회의 현장마다 함께 했다. 올해로 7년째 치루는 합동추모제, 88년에는 135일간의 농성을 통해 의문사 문제를 세상에 알린 이들 유가족들은 죽어간 자식들의 죽음이 잊혀지지 않기 위해 애써왔다. 하지만, 이날 기념식장에는 민가협과 출소한 장기수, 축하공연하기 위해 온 연희패 등만이 유가족들의 외로운 기념식을 지켜 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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