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국민의 머리속을 통제하라
내용
"공안문제연구소의 감정 대상이  된 표현물의 저자들이  모여 ""'공안의 먹이사슬'에 충실한  사냥개인 '공안문제연구소'를  국가보안법과 함께 지금 당장 폐지하라""고 정부에 강력히 촉구했다. 27일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는 서울대 김세균 교수 등 공안문제연구소의 감정 피해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공안문제연구소가 빚어낸 문제점들을 밝혀냈다. 
 
공안문제연구소가 '용공'으로 감정한 정태춘의 '아, 대한민국'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시작된 기자회견에서 피해자들은 공안문제연구소가  1983년부터 2004년 8월 말까지 책, 영화, 노래 등 총 8만여 건에 달하는 우리 사회 전분야의 표현물을 무작위로 '감정'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96년 발표한 자신의 글을 감정목록에서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는 한국여성단체연합 이강실 씨는 ""지역여성회지에 실렸던 글조차  사상검증한 정부는 국민의 생활 깊숙한 곳까지 사찰한 것""이라고 분노했다. 감정목록에는 '2000년 독립영화제작지원서', '간디학교 교사연수 자료집' 등 '사상'과 아무 관련 없는 문건도 보였다. 
 
공개적인 정치활동에 대한 사찰도 그  규모가 놀랍다. 공안문제연구소는 민주노동당을 창당 이전부터 지금까지 사찰해 280여 개의 회의  및 홍보자료 등에 '좌익'과  '용공'의 딱지를  붙여왔다. ""정치탄압""이라고 분노하는 민주노동당 이영순 의원은 ""국회 업무감사 자리에서  공안문제연구소 소장과 연구원 등은 폐지 여론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안보의 수호자'라는 확신에 차 있었다""고 사태의 심각성을 전했다. 
 
<자본주의의 미래> 등 수 편의  논문을 '좌익'으로 감정 당한  김세균 교수는 감정인 등 공안문제연구소  종사자들을 보이지 않는  음지에서 활동하는 '어둠의 자식들'이라고 이름 붙였다. 김 교수는 ""이  같은 '어둠의 자식들'에 의해 유지·통제되는 국가에서  사회 발전은 질식당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하며, 이들의  정체를 즉각 공개하라고  주장했다. 

자신의 저작 <친일파에 관한  명상>을 '좌익·용공'이라고 감정  당한 성공회대 한홍구 교수는 ""표현물의 성향을 무엇으로 감정하는지  기준을 모르겠다""며 '끼워맞추기식'  감정을 문제삼았다.  특히 그는 ""학생 조직 사건과 같은 경우 소지한 책을 공안문제연구소에서 '좌경', '용공'으로 감정해 국가보안법 혐의자로 만들어 왔다""고 지적했다.
 
언론 역시 '감정대상'에 빠지지 않았다. 연합뉴스 정일용 기자는 ""조선중앙통신사와 협약을 맺어 보도했던 '사실보도'조차  감정했다""고 지적하며 이는 ""언론 검열과 마찬가지""라고 불쾌해 했다. 
 
한편 같은 날 전국 대학교수 1천 명은 국가보안법의 폐지를 촉구했다.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는 '국가보안법의 폐지를 촉구하는 전국 교수 일천인 선언'을 통해 ""대체, 보완 없는 국가보안법의 즉각적인 폐지""를 주장했다. 동국대 강정구 교수는 '93년 영변핵발전소 문제'로 한반도의 전쟁 위기가 고조되었을 당시, <역사비평>을 통해 '전쟁 위험'을 알리려 했던 자신의  경험을 발표했다. 그는  당시 ""민족이 죽느냐 사느냐 하는 기로에서도 '이적시비'에 휘말릴까봐 글에 무려 1백  개의 각주를 달아 '학술 논문'처럼 보이게 한 경험이 있다""고 밝히면서 국가보안법을 의식한 자기 검열의 심각성을 실증해 보였다. 
 
같은 날 873명의 70년대 민주화 운동가들은  '국가보안법 전면 폐지를 촉구하는 공동 선언'을 발표하기도 했다."
문서정보
문서번호 hc00007420
생산일자 2004-10-27
생산처 인권하루소식
생산자 김정아
유형 도서간행물
형태 정기간행물
분류1 인권하루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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