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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서울지검 소속의 평검사 90여명은 검찰개혁에 관한 회의를 열고, ""전체 검사들 을 일방적인 개혁대상으로 매도해 타율적인 개혁대상으로만 간주하는 일부 시각에 우려"" 한다면서, ""검찰개혁은 검찰구성원의 중지를 모아 추진할 때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날 회의에서는 △법무장관의 검찰총장에 대한 개별 사건의 지휘권 폐지 △특검 제 수용 △검사인사 관련 다면평가제 도입 △상명하복은 인정하되 담당검사의 항변권 인 정 △정치권 인사들의 검찰에 대한 비공식접촉 근절 등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향한 개혁 논의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이 같은 개혁만으로 그동안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국민의 인권을 침해해 온 검찰이 '인권의 적'이라는 오명을 씻기는 어려워 보인다. 권력의 시녀로서 각종 비리 사건에 대한 축소·은폐 수사와 수사과정에서의 가혹행위 및 이로 인한 고문치사사건 등 과거 검찰이 저질러온 잘못에서 비롯된 국민의 검찰 불신은 근본적인 개혁 없이는 사라 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검찰의 개혁 과제로 반드시 포함되어야 할 것은 무엇인가? 곽노현 교수(방통대 법대)는 ""검찰조직이 가지고 있는 막강한 권력을 분산시키지 않고서는 이러한 논의는 한 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결국 ""범죄 수사권을 경찰에 부여하고, 재정신청 대 상을 전면 확대하며, 대검 중수부를 폐지하는 등 검찰조직의 권력을 축소하는 것이 선행 되지 않고서는 검찰 개혁이란 기관이기주의와 집단이기주의에 다름 아니""라는 것이 곽 교수의 주장이다.
뿐만 아니라 검찰에 대한 감시와 통제 장치의 마련도 개혁의 주요 과제가 되어야 한다. 한상희 교수(건국대 법대)는 ""평검사 회의에서 발표된 내용은 상당히 미시적인 것으로, 검찰을 감시·감독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에 관한 논의는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 교수는 ""현재 법무부 내 대부분의 고위직을 검찰이 장악하고 있어 이들을 감시해야 할 법무부가 오히려 산하기관인 검찰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고 있는 꼴""이라며 ""법무행정 에서 검찰 인력을 제거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정부 내의 통제 장치 외에 시민에 의해 운영되는 감시·통제 장치를 만드는 것도 검찰 개혁의 핵심이다. 곽노현 교수(방통대 법대)는 ""지방검찰청 등 인권관련 권력기관마다 시민참여형 민원처리위원회를 두어 일반 시민들이 이러한 기관에 대해 감시·통제함으로서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특검제를 상설화하는 한편, 정치비리 외에 국가기관에 의한 인권침해 사안에 대해서도 특검제를 실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결국 검찰이 국민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을 내놓지 않는 한, 검찰 내부의 개혁 논의는 실추된 위상을 회복하기 위한 자구책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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