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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약소민족해방운동의 상징, 동티모르
인도네시아와 오스트레일리아의 바다 중간에 위치한 면적 1만5천 평방 킬로미터의 작은 섬나라, 75년 인구 70만의 이 나라가 포스투갈 식민지로부터 해방된 직후 다시 인도네시아의 무력침공을 받았고, 그후 20년 동안 최소 10만 이상이 학살당한 나라, 이 나라의 독립을 위해 동티모르의 전사들은 국내외에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그중 지난 22일 한국을 방문한 칼로스 마이야(Carlos Maia)씨는 독립운동조직인 동티모르민족저항평의회(CNRM)의 국제연대책임자다. 그는 동티모르 여자를 아내로 둔 백인이었다. 그는 각국을 돌아다니며 동티모르가 처한 현실을 설명하고 동티모르인의 독립투쟁을 지원해줄 것을 호소하고 다닌다.
동티모르 남자들 정관수술까지
그가 전하는 동티모르의 현실은 이렇다. “인도네시아는 동티모르 남자들에게 정관수술을 통해 인구를 억제하려 합니다. 인도네시아 본토에서 10만명을 이주시켰습니다. 그렇잖아도 인도네시아의 폭압적인 식민지정책으로 동티모르인들이 더 이상 살 수 없는 상태인데다 일자리마저 뺏기니 젊은이들이 집단적인 탈출을 하는 것이지요. 지난해 10개월 동안 1백명의 젊은이들이 외국 대사관에 망명 신청을 했지만, 이들 나라들이 인도네시아 정부와의 관계 때문에 망명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동티모르 독립운동에 대한 지지는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유엔에서도 12개의 결의안이 이미 통과되었으니 동티모르 독립운동이 국제적인 지지를 획득하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국제사회에서 점차 동티모르문제가 이슈화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포르투갈 신정부가 새로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아일랜드가 유럽연합의 의장국이 되면 훨씬 상황은 좋아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호주에서 오는 7월 국제회의를 열고, 아시아-말레지아에서는 12월 아태지역 회의를 열 계획입니다. 수하르토 대통령이 방문하는 곳마다 독재와 부정부패, 동티모르 점령과 관련해 인권단체들이 항의를 하니, 수하르토 정권으로서도 곤혹이겠지요”
그가 말하는 동티모르 독립에 대한 희망은 인도네시아 민주화세력이 점차 세력을 얻어가고 있다는데도 있다.
“거기에다가 인도네시아 내부의 민주화운동세력이 동티모르의 독립운동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남의 민족을 짓밟으면서 민주주의를 할 수 없다는 주장이지요. 또, 30년 독재로 인해 부정부패가 참을 수 없는 지경에까지 다다랐습니다. 인도네시아의 민주화운동은 곧 동티모르의 독립운동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30년 독재, 수하르토 정권 부정부패 극에 달해
그렇다면 동티모르의 독립은 낙관할 수 있는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아직 회의적이다.
“하지만, 아직도 인도네시아는 풍부한 천연자원을 무기로 각국 정부를 협박하고 있는 것이지요. 석유, 천연가스, 원목 등 무궁무진한 천연자원에다가 외국기업의 투자에 대해 매우 우호적이기 때문에 인도네시아에 등돌릴 수 없게 만드는 것입니다”
한국민의 지지 동티모르인에 큰 힘 될 것
그는 이어 한국국민들의 지지를 당부하는 말로 짧은 만남의 목적을 분명히 했다. “한국 국민들도 일본의 식민지주의를 겪어서 식민지 국민의 고통을 잘 알고 있고, 또 오랜동안의 민주화투쟁 경험도 있지 않습니까? 동티모르인들의 자유와 자결을 위한 투쟁에 한국 국민들이 지지해 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동티모르를 억압하는 인도네시아 정부를 지지하는 한국정부의 방침을 돌리기 위해 노력해 달라는 것입니다. 이런 한국민들의 연대투쟁은 인권과 정의를 염원하는 동티모르인들에게 큰 힘이 될 것입니다.”
그는 2박3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24일 오전 출국했다. 다른 민족의 독립을 위해 20년을 헌신해온 그에게 한국의 인권단체들은 어느 것 하나 도움을 주겠다는 뚜렷한 답변을 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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