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운동의 현황과 과제
내용
"11일 열린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과 대체복무제"" 국제회의 발표문 가운데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운동이 도전해야 할 다양한 과제를 짚고 있는 안드레아스 스펙 씨의 글을 발췌, 소개한다. <편집자주>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란 무엇인가
 
1983년 내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아래 병역거부)를 결정했을 당시, 서유럽에는 미국의 신형 핵미사일이 배치되고, 이에 반대하는 평화운동이 대규모로 벌어지고 있었다. 나에게 병역거부는 군사주의에 저항하는 행위이자 새로이 불붙기 시작한 동서 군비경쟁에 대한 저항을 의미했다. 또 나의 병역거부는 군대를 없애기 위한 첫 번째 단계로 징병제를 폐지하기 위한 운동에 기여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병역거부란 사회적 변화를 추구하는 반군사주의 행동이다. 병역거부를 선택한 각 개인은 자신의 행위에 책임을 진다. (반면)인권적 접근은 이보다 훨씬 제한적이어서 탈군사주의화와 사회 변화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고, 양심의 자유라는 개인의 인권에 초점을 맞춘다. 이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이보다 더 멀리 내다볼 수도 있어야 한다.
 

◎부분적 성공-병역거부권 인정
 
1921년 반전 인터내셔널이 설립될 당시 병역거부를 인정한 나라는 덴마크와 스웨덴뿐이었다. 그러나 1998년 조사에서는 징병제를 채택하고 있는 96개국 중 30개국이 만족스럽진 못하지만 병역거부권을 인정하고 있었다. 
 

◎병역거부와 대체복무
 
""불행하게도"" 대체복무는 병역거부의 자연스런 귀결로 이해된다. 그러나 이는 명백히 서로 다른 두 가지를 혼동하고 있는 것이다. 대체복무를 받아들인다는 것은 국가가 병역의무를 부과할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반전 인터내셔널은 이러한 국가의 권리를 부정하며, 전시에 수행되는 대체복무는 강력히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대체복무는 전쟁체계의 일부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원칙적으로 국가가 징병에 대한 대체복무를 부과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징병제가 존재하는 국가에서 대체복무가 제공되는 상황은 진일보한 것이다. 그러나 민간 대체복무는 사회적으로 건설적인 것이어야 하며, 국제적 봉사와 평화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포함해야 한다.
 

◎병역거부 운동 상황
 
병역거부 운동의 전통적 활동기반은 유럽이었다. 라틴 아메리카에서는 군부독재가 종식된 80년대 말부터 서서히 운동이 발전하기 시작했고, 아프리카나 아시아 같은 지역에서는 병역거부권은 아직 매우 새로운 개념이다.
 
조직적인 병역거부 운동이 이루어지기 위한 한 가지 조건은 어느 정도의 안정성과 시민사회의 존재이다. 또 병역거부권은 종종 많은 교육을 받은 중류층의 개념이기도 하다. 반면 가난하고 교육적 혜택을 받지 못한 사람들의 병역거부는 병역기피나 병무 유기로 간주되고 있다. 
 

◎과제 1: 병역거부와 인권
 
유엔 인권위원회는 '시민·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18조에 명시된 양심과 종교의 자유로부터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을 인간의 기본권으로 도출할 수 있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계속해서 통과시켜왔다. 결의문들은 또 언제든 양심에 따라 병역을 거부할 수 있어야 하며, 그에 따른 어떠한 차별도 없어야 함을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유엔이 제시한 기준에는 몇 가지 원칙적 문제가 존재한다. '진실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인가'를 국가가 판단할 수는 없다. 대안으로 제시된 대체복무 역시 기본적으로 병역의무로부터 파생된 것이다. 그리고 유엔 인권체계는 아무런 강제력을 갖고 있지 못하다. 그러나 유엔 결의문들은 첫 징집 영장과 함께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에 관한 설명서를 보내도록 요구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 그렇다고 유엔의 논리에 발목 잡혀서는 안된다.
 

◎과제 2: 병역거부와 반전
 
운동의 성과들은 늘어났지만, 정치적 의지를 가진 병역거부자들이 주목하는 정치적 목표, 예컨대 징병제의 소멸이나 전쟁에 대한 대중적 저항, 전쟁의 원인을 제거하는 사회적 변혁 등의 목표 실현은 요원한 상태이다. 
 
병역거부권을 인정받는 것은 중요하지만, 그것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 한 가지 명확한 목표는 징병제 혹은 모든 형태의 강제징집을 종식시키는 것이다. 근래에도 징병제 폐지 요구는 종종 군현대화를 주장하는 사람들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논리를 따라서는 안된다.
 
우리는 병역거부를 전쟁에 대한 광범위한 저항의 일부로 만들고 다른 반전단체들과 연대해 나가야 한다. 또 인권단체들과도 연대해야 한다. 그러면서 우리는 인권적 접근과 전쟁에 반대하는 반군사주의적 접근이라는 두 가지 접근 사이에서 올바른 균형을 찾아나가야 한다. 그러나 병역거부의 핵심은 사회적 변화에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이는 미국에 의해 세계가 전쟁의 소용돌이로 빠져들고 있는 지금, 특히 중요하다.
 

◎과제 3: 정치적 병역거부운동 조직
 
우리는 영웅이나 순교자를 필요로 하거나 원치 않는다. 우리는 책임을 갖고 역능을 배양해 가는 사람들이 건설하는 힘있는 운동을 원한다.
 
인권적 관점에서 병역거부권은 그것을 구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제공되어야 한다. 선택은 개인의 몫이다. (그러나) 전쟁에 대한 저항이라는 측면에서, 우리는 병역거부를 도모해야 한다. 모든 사람들, 그리고 특히 징병대상에 있는 사람들의 ""가슴과 이성, 적극적 지지를 얻기 위해 군대와 싸워야"" 한다."
문서정보
문서번호 hc00008113
생산일자 2003-03-11
생산처 인권하루소식
생산자
유형 도서간행물
형태 정기간행물
분류1 인권하루소식
분류2
분류3
분류4
소장처
다운로드
페이스북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