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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 서강대 언론대학원 임수경/ 87쪽
국가보안법(국보법) 사건 보도에 의해 인격권이 침해된 사례를 가지고 한국언론의 문제점을 지적한 석사논문이 나왔다. ‘통일의 꽃’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임수경(서강대 언론대학원) 씨는 89년부터 96년까지 국보법 사건으로 언론중재위원회와 법원에 제기된 20가지 사례를 중심으로 분석했다.
임 씨는 “김일성 사망이후 ‘조문논쟁’과 박홍 총장의 ‘주사파발언’으로 공안정국이 형성되었던 94년과 그 파장이 계속 이어지는 95년에 인격권이 침해되어 언론중재 신청 및 법원에 소송이 제기되는 사례가 15건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 처리결과를 보면 “정정 혹은 반론 보도문이 게재된 경우는 92.2%의 높은 비율을 보여주고 있다”고 보고했다.
인격권이 침해된 이유는 국보법 사건에 대해 기자들이 확인과정을 거치지 않고 수사기관의 보도자료에 의존해 피의사실을 보도해왔던 관행 때문이라고 논문은 지적하고 있다. 임 씨는 “뉴스 정보원이 제공한 정보를 확인 없이 일방적으로 보도하는 경우와 취재과정에서 확인이 가능한 내용을 소홀히 하여 인격권이 침해된 경우의 사례가 모두 70%나 된다”고 지적했다.
결국 우리사회에서 이러한 관행이 허용되는 것은 ‘국가안보’ 이데올로기를 대변하는 ‘국보법’과 ‘언론’의 밀월관계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임 씨는 “국보법 사건의 언론보도와 그에 다른 인격권의 침해는 국보법이 지배이데올로기로 존재하는 한국사회의 특성상 다른 형사사건보다 훨씬 치명적이고 오랫동안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더욱 인격권이 보호되어야 할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임 씨는 그 대안으로 “언론기관은 인격권의 보호기능과 피해자 구제기능을 갖춘 자율구제제도를 활성화하고, 확인과정을 반드시 거쳐 기사를 작성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또한 수사기관, 국가기관은 정확하고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해야 하며, 유죄확정판결 이전에는 무죄로 추정되어 형사피의자의 명예가 부당하게 훼손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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