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정통부의 거짓말, 감춰진 검열
내용
"지난 12일 '청소년 유해매체물 표시방법'에 대한 정보통신부(정통부) 장관의 고시로, 그 동안 '정통부가 인터넷상 검열체계를 구축하려 한다'는 사회단체들의 의혹이 한층 명백해졌다.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통신망법) 제42조와 동법 시행령 제21조에는 '인터넷을 통해 청소년 유해매체물을 제공하는 경우 전자적 표시를 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이번 정통부 장관의 고시에 의하면, 전자적 표시는 픽스(PICS) 기술표준에 따르며, 오는 11월 1일부터 시행된다.


<거짓말 하나> ""유해매체 표시, 차단 안 된다""

그런데 차단 프로그램과 결합되지 않는 한, '픽스 기술표준에 의한 전자적 표시(아래 픽스 표시)'만으로는 청소년 유해매체를 차단할 수 없게 되어 있다. 또 통신망법 어디에도 차단 프로그램의 설치를 의무화한 규정은 없다. 이를 근거로 정통부는 ""유해매체를 표시하는 것은 검열과 무관하다""고 줄기차게 주장해 왔다.

하지만 음반·비디오물및게임물에관한법률 제32조 5호에는 '기존 PC방의 청소년용 컴퓨터에 음란물을 차단할 수 있는 프로그램 또는 장치를 설치해야 한다'는 의무규정이 있다. 또 청소년보호법 제4조와 제5조는 사회 및 국가, 공공단체가 '청소년 유해환경으로부터 청소년보호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의무화하고 있다. 따라서 사실상 PC방, 도서관, 학교 등 공공장소의 모든 컴퓨터에는 차단 프로그램들을 의무적으로 설치하게 될 것이다. 유해매체 표시와 차단 프로그램은 뗄래에 뗄 수 없는 관계라는 말이다.


<거짓말 둘> ""고시된 것만 유해 표시하면 된다""

정통부에서는 ""청소년보호위에서 청소년 유해매체물로 결정·고시한 것에 대해서만 정보제공업자가 유해 표시를 하면 된다""고 설명하고, ""본인이 스스로 유해매체물인지 아닌지 판단할 의무는 없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진보네트워크센터 장여경 정책실장은 ""현재 정보통신윤리위(윤리위)의 차단 프로그램은 유해 표시가 안 된 매체에 대해 차단 여부를 선택하게 되어 있다""며, ""도서관 등 공공장소에서는 유해 표시가 안 된 매체에 접근 못하게 설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래야만 유해 표시가 안 된 유해매체물에 대해 접근을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유해매체물이 아니어도, 유해 표시를 하지 않으면 유해매체물처럼 차단당하게 된다는 뜻. 이에 ""정보제공업자들은 모든 매체물에 유해매체물인지 아닌지를 표시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거짓말 셋> ""윤리위 S/W, 안 써도 된다""

문화관광부 게임음반과 관계자는 ""PC방 등에 차단 프로그램을 의무화한 것은 사실이지만, 반드시 윤리위에서 제공하는 소프트웨어(S/W)를 설치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픽스 표시를 읽지 못하는 차단 프로그램을 설치해도 상관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미 장관고시를 통해, 정통부는 윤리위에서 제공하는 세이프넷 홈페이지(www.safenet.ne.kr)에서 youth.rat 파일을 다운받으면 청소년 유해매체물을 차단할 수 있다고 친절히 안내하고 있다.

장여경 실장은 ""윤리위의 차단 프로그램은 국가기관이라는 공신력과 무료라는 잇점 때문에 빠르게 보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만약 이렇게 된다면, 다른 기업들은 윤리위의 차단 프로그램에 몇 가지 기능을 추가하는 식으로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팔 수 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결국 모든 차단 프로그램이 픽스 표시를 검색하고 차단할 수 있게 된다.


<거짓말 넷> ""유해표시, 내용등급제와 다르다""

현재 윤리위는 통신망법 제41조를 근거로 내용선별 소프트웨어를 보급하고 있다. 내용선별 소프트웨어는 노출, 성행위, 폭력, 언어를 5단계로 구분한 후, 이용자들이 자율적으로 등급을 매기게 한다. 현재까지는 일단 내용등급 소프트웨어와 유해매체물 차단 프로그램은 별개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진보네트워크센터 등 25개 사회단체로 구성된 정보통신검열반대 공동행동은 ""내용등급 소프트웨어도 차단 프로그램과 마찬가지로 픽스 기술표준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며, ""차단 프로그램이 내용등급 소프트웨어와 결합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 인터넷 생활을 심각하게 제한하고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것""이라고 우려하고, 단식을 포함한 ""결사항전""의 결의를 다졌다."
문서정보
문서번호 hc00000833
생산일자 2001-10-15
생산처 인권하루소식
생산자 범용
유형 도서간행물
형태 정기간행물
분류1 인권하루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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