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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관들이 고의로 소송서류를 폐기했다는 주장을 한 재소자에게 징벌을 주고 변호사접견마저 불허돼 교도소측이 고의적으로 소송을 방해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행정심판 서류, ""분실했다"" 발뺌
지난 9월초 대구교도소 면회실에서 만난 재소자 김용호 씨는 이야기를 꺼내기도 전에 굵은 눈물방울을 떨궜다. 김 씨는 대구교도소로 이감오기 전에 안양교도소에서 받은 징벌이 억울하다며 제출한 행정심판서류를 교도소측에서 고의로 폐기했다고 말한다. 김 씨는 지난 5월 28일경 행정심판서류를 작성하기 위해 집필허가여부를 묻는 '보고전'을 제출, 같은 달 30일 행정심판 서류를 작성해 당시 담당교도관인 김성수 주임에게 제출했다. 며칠후 행정심판서류 접수여부를 묻자 김주임은 ""관구실에 갖다줬다. 그런데 그쪽에서 분실한 것 같다""고 답변했다.
김 씨는 이 문제를 상담하기 위해 소장 및 보안과장 면담을 신청했으나 불허됐고, 인권단체에 보내는 서신마저 여러 차례 불허당했다. 김 씨는 이런 사실은 함께 방을 쓰는 재소자들이 분명히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인권단체에 보내는 서신도 불허
김 씨는 7∼8월 사이 인권운동사랑방에 보낸 19통의 편지를 보냈다고 한다. 그러나 인권운동사랑방이 받은 편지는 총 6통으로 나머지 13통은 불허된 것으로 보인다(이중 불허사실이 확인된 편지는 2통). 발송된 6통 중에서도 5통은 우체국소인이 편지작성일로부터 9∼15일이 지난 날짜로 찍혀있어 교도소 측의 지연발송을 추측케 한다.
교도소측은 이런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성수 주임은 전화통화에서 ""허가받지 않고 작성한 서류라서 본인에게 돌려주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서신 담당자는 ""인권운동사랑방에 보내는 편지를 불허한 적 없다. 보내야 할지 말아야할지 고민하느라 10여일 지연한 사실은 있다""고만 밝혔다.
항의단식에 2개월 징벌
김 씨는 교도소측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이에 항의하기 위해 9월 14일부터 단식에 들어갔으나, 같은 달 16일부터 이를 이유로 금치 2월의 징벌조치를 받아 독방에 수용됐다. 10월 15일 이상희 변호사가 행정심판서류폐기문제와 서신불허 및 서신 장기지연 발송 문제 등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김 씨 접견을 하려했으나 징벌중이라며 불허했다. 대구교도소 소장은 사실확인서에 도장까지 찍어주며 ""고소하려면 하라""고 큰소리까지 쳤다. 결국 징벌이 끝나는 11월 중순까지 김 씨 스스로 억울함을 호소할 길은 막힌 셈이다.
교도소측의 이런 조치는 이미 예견된 것이다. 김 씨는 9월초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와 접견할 때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다가 7일간 조사실에 수용되기도 했다. 김씨는 이 때 '교도소의 이감협박과 징벌위협'에 대해 호소했다. 그러나 △접견규정시간인 10분을 초과해 16분 동안 접견 △목격자 이름 거명 △접견 전날 사소한 문제를 빌미로 조사받았다는 사실을 언급한 이유 등으로 7일간 조사실에 수용됐다가 반성문을 쓴 후에 풀려나왔다.
청원, 행정심판 접수는 교도소 맘
대구교도소의 기본권유린 상황은 악명높다. 지난해 이아무개 씨는 밀서를 통해 대구교도소의 청원 및 소송방해에 대해 청와대와 법원 등에 진정서를 제출한 바 있다. 또한 이정근 씨, 박종남 씨, 최경식 씨도 청원이나 소송 진행이 너무 어렵다고 호소한다. 유태수 씨는 다른 교도소로 이감을 간 후에야 고소장을 접수할 수 있었다.
지난 해 본 기자에게 ""청원은 아무나 손쉽게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큰소리치던 대구교도소 이상열 보안과장은 최근 ""대구교도소에서 청원이나 소송을 방해하는 경우는 없다""고 말을 바꿨다.
<행정심판이란?>
법무부교정국 홈페이지 '수용자처우' 권리구제 www.moj.go.kr/corrections)
소장면담이나 청원결과에 대하여도 만족하지 못하는 수용자는 행정심판을 제기할 수 있으며, 교도관의 불법한 직무집행으로 손해를 받은 경우에는 교정기관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또한 권리침해의 내용이 형사사건에 해당될 때에는 수용자가 직접 고소를 제기할 수도 있다.
한편, 수용자 권리보장의 일환으로 신입시에 수용생활에 필요한 사항을 고지하고, 준수사항을 각 수용거실에 비치하거나 필요한 장소에 게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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