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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헌법은 제32조 제2항에서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는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만 제한할 수 있다. 개인의 정보의 수집과 기록은 합리적인 목적이 반드시 존재하여야 하며, 그 목적에 부합하는 범위 내에서만 개인 정보가 수집되어야 하고 수집된 자료가 정치적 목적과 같은 다른 목적에 악용되거나 유용될 가능성이 봉쇄되어야 한다.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에 대한 제한은 법률로써만 가능하므로, 개인정보를 수집하기 위해서는 적법하고 공정한 절차를 거쳐야 할 것이다. 개인정보의 수집은 법령에 의한 적법한 권한을 가진 기관이 하여야 하며, 그 수집되는 자료에 있어서도 사상·신조 등 개인의 기본적 인권을 현저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는 개인정보를 수집하여서는 안된다. 또한 강제적 수단에 의하거나 은밀한 방법에 의한 정보수집, 기망의 수단을 통한 정보수집 등은 금지된다. 개인정보의 수집은 본인으로부터 직접 수집하여야 하며, 또 개인정보시스템이 원칙적으로 공개되어 있어 본인에게 자신에 대한 정보를 열람하고 정정을 요구할 수 있는 절차가 마련되어야 한다.
보안사의 직무범위에 관한 각 법령의 규정들을 종합하면 보안사 소속 군인과 군무원 등은 사령관 등 소속 상관의 명을 받아 군사보안이나 군방첩, 군과 관련이 있는 첩보의 수집, 처리 그리고 군 수사기관으로서 위 법규소정의 군사법원 관할범죄사건을 수사할 수 있을 뿐이다.
한편, 이 사건 사찰행위는 사찰대상이 군사보안이나 군방첩 등 군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민간인 신분의 정치인, 법조인, 교수, 종교인, 언론인, 재야인사 등인데다가 사찰내용 또한 구체적인 사건을 전제로 하지 않은 상시적인 개인정보수집 및 동향파악이라는 점에서 보안사의 위 직무범위를 일탈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또한 보안사의 이 사건 자료 수집 및 관리가 극히 비밀리에 이루어졌다. 또, 시간적 지속성을 가진 채 사상 신조 등을 포함하여 개인에 대한 포괄적인 정보가 수집되었으며 그 수집방법에 있어서도 미행, 망원, 탐문채집의 방법이 사용되었다. 보안사의 이 사건 민간인 사찰행위는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원고들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 또는 위법한 것이다.
보안사 소속 군인 또는 군무원 등의 위법한 사찰행위는 원고들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등을 침해하였음이 명백하다. 이로 인해 원고들은 인격적 존재로서의 자유로운 의사발현과 행동구현에 대하여 심대한 타격을 입었다. 앞으로도 사찰 등의 피해의식에서 헤어나기 쉽지 않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가한 정신적 손해를 금전으로나마 이를 위자함이 상당하다.
95.9.29. 재판장 판사 채영수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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