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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성공회대학교에서는 ‘인권과 평화’ 강좌를 개설 진행중이다. 지난 15일에는 성공회대 신영복 교수가 ‘동양사상과 인권’이란 주제로 강의했다. 동양사상을 통해 본 인권의 의미를 독특하게 정리하고 있는 강의 내용을 2회에 걸쳐 게재한다.
무엇이 인권인가? 새로운 문명을 도입해야 하는 21세기에는 어떤 인간, 어떠한 인간적 권리를 지향해 나갈 것인가? 동양의 전통 속에서 새로운 시각으로 인권문제를 조명해 보고자 한다.
어떤 개념을 이해할 때 그 개념의 반대개념에서 생각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점에서 인권의 문제를 억압에 관한 문제로부터 출발하고자 한다. 우리는 의식하고 있던, 의식하지 못하던 간에 여러 가지 억압 속에 살고 있고, 왜곡된 상태의 정서를 갖고 있다. 과연 어떤 것을 억압으로 인식할 것이냐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억압구조를 인식 분석하고, 그 결론으로 어떤 사회를 지향할 것인가를 전망해야 한다. 그러나 문제는 그 억압이 어떠한 형태로 존재하는지 모른다는 데 있다.
일반적으로 억압이 철폐된 상태를 자유라 한다. 우리가 얘기하는 자유는 근대사회에 들어 생긴 개념이다. 이 자유는 봉건적 속박에서부터 봉건적 인신적 종교적 사회적인 여러 가지 억압의 철폐에서 나타난 것이었다. 시민사회의 자유는 결국 한마디로 자본의 자유다.
그렇기 때문에 자본주의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자본주의의 억압구조를 이해해야 한다. 억압구조는 크게 두 가지로 지적할 수 있다. 토대(사회 하부구조)가 갖는 억압구조와 상부구조 즉, 문화 예술 종교적 구조이다. 자본의 자유는 어떠한 억압구조 위에 서 있는가를 정확하게 분석해내야 한다. 그러지 않고 인권문제를 얘기한다는 것은 숲을 두고 나무의 작은 가지나 잎사귀만을 말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자본주의사회는 자본주의를 존재하게 하는 생산관계와 이를 규제하는 억압구조가 있다. 또한 상부구조는 그것이 억압구조가 아닌 ‘자유’라고 믿게 하는 ‘보이지 않는 억압구조’가 존재한다. 억압적인 구조 속에서 환상으로서의 자유, 허상으로서의 자유를 갖게 된 것이다.
신영복(성공회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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