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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살의 청년 전태일이 25년만에 영화로 부활하여 우리 앞에 나타났다.
영화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이 민주노총 창립원년이자 한국노동운동의 분수령을 이룬 그의 분신 25주기인 13일 공륜의 심의를 통과하여 특별시사회를 갖기에 이르렀다.
13일 오후 2시부터 시사회가 열린 피카디리 소극장에는 발디딜 틈 없이 관중들과 취재진으로 꽉 들어찼다. 이날 시사회에 앞서 가진 간단한 추모식에서 전씨의 어머니 이소선 씨는 “25년 동안 고통을 받으면서도 내 아들의 깨끗하고 아름다운 정신을 더럽히지 않고 욕먹이지 않으려 노력하였다. 지나간 어려운 세월동안 못난 태일이 이름을 기억하고 함께 해주신 여러분들께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날 시사회에는 영화제작자인 (주)기획시대 유인택 사장, 박광수 감독을 비롯해 전태일역의 홍경인 씨와 영화배우 문성근씨 등이 참석했다. 또, 김승훈 신부, 박형규 목사, 이돈명 전조선대 총장,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허영구 민주노총 부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또, 일본, 브라질,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노조 대표들도 영화를 관람해 눈길을 끌었다.
75년 수배중인 김영수(문성근 분)라는 대학생 수배자가 전태일 씨의 수기를 쓰면서 전씨의 생을 추적하는 형식으로 이뤄진 이 영화에는 70년대의 청계천 평화시장의 노동자들의 모습이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전씨의 모습은 흑백으로 김씨의 모습은 칼라 영상으로 그려지는데, 흑백과 칼라의 영상이 계속 교차되는 방식으로 이야기가 시간순으로 진행된다.
평화시장 시다들의 모습과 전씨의 죽음의 결심과정, 그리고 분신 모습 등에서 시사회장은 숙연해져 가끔식 헛기침 소리와 여기저지서 눈시울을 찍는 모습이 눈에 띄였다.
영화가 끝나고 후원금을 낸 7천5백44명의 이름이 화면 가득히 올라오자 참석자들은 일제히 우뢰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시사회가 끝나고 나서 눈시울이 붉어진 한 참석자는 “90년대의 많은 사람들은 전태일을 잊어버렸거나 영웅으로 박제화된 그를 기억할 뿐이다. 하지만, 이 영화를 통해 인간 전태일의 진솔한 모습을 만날 수 있었다. 모처럼 주제의식 있는 감동적인 한국영화를 만나게 되어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한편, 이 영화는 오는 18일 서울의 6곳을 비롯해 전국 9개 도시에서 동시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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