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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9/ 이지영 연출/ 노동자뉴스제작단 제작 / 50분/ 다큐멘터리
얼마전 있었던 철도노조의 파업은 어용노조를 물리치고 직선제로 전열을 가다듬은 민주노조의 첫 싸움이었다. 2000년 1월, 대법원이 철도노조의 3중 간선제가 위헌이라는 판결을 내리면서, 간선제와 어용노조를 몰아내는 철도 노동자들의 움직임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공동투쟁본부(이하 공투본)로 결집한 철도 노동자들은 먼저 노조 위원장 선출 방식을 간선제에서 직선제로 바꾸는 데 성공한다. 지난해 노동자뉴스제작단에서 내놓은 <철로위의 사람들>은 이들의 노조민주화 투쟁에 카메라를 밀착시켜 투쟁의 일거수 일투족을 낱낱이 기록한 채록집과도 같다.
물러난 철도노조는 노동 '귀족'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현장노동자들과 유리된 채 권력의 단맛을 즐겼던 어용노조. 정부기관에 '떡값'을 돌리고, 하루에도 수백만원씩의 '판공비'를 흥청거렸던 이들은 법원의 판결도 무시한 채 사력을 다해 직선제를 막아보려 온갖 뻔뻔스러운 짓을 일삼는다. 여기에 철도청은 기꺼이 지원군이 되어 공투본의 일꾼들을 부당 징계하는 방식으로 어용노조를 엄호한다.
어용노조는 자신들의 권좌를 지키기 위해 총파업을 약속하기도 하지만 오히려 수천명을 해고하는 합의서에 도장을 찍는 어처구니없는 짓으로 조합원들의 피눈물을 흘리게 한다.
96년 <해고자>를 통해 이미 뚝심있는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검증 받은 이지영 씨는 <철로 위의 사람들>에서도 예의 자신의 주특기를 발휘하고 있다. 노동자의 시각으로 세상과 사물을 바라보려는 끈기있는 태도가 바로 그것. 때문에 카메라는 대상과 멀찍이 떨어져 관망하기보다는 항상 밀착해서 모든 삶을 담아내려 한다. 보는 이들이 숨가쁘게 전개되는 투쟁의 현장에서 쉰목소리와 깊은 한숨, 옅은 미소 하나 까지도 고스란히 느껴지는 것이 바로 그 때문일 것이다. 작품은 첫 번째 이야기라고 한다. 총파업의 험난한 강을 건넌 전사들의 두 번째 이야기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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