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
"비정규직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일하는 지역노동조합이 생겨 노동운동으로부터 소외되어 왔던 비정규, 미조직 노동자들에게 힘이 되고 있다. 99년 1월 출범한 서울지역여성노동조합이 성별과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고자 지난 3월 28일 대의원 대회에서 규약을 변경, 서울 경인지역 평등노동조합(위원장 임미령, 평등노조)으로 새롭게 출발한 것이다. 임 위원장은 미조직된 중소영세사업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근로조건이 개선되지 않는 것은 “노동자들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노조가 없는 탓”이라며 평등노조 필요성을 설명했다.
평등노조에는 현재 정보통신 카드사 호텔 미용서비스 건강보조식품 요식업종 학교 이주노동자 등 8개 지부가 있다. 이들 지부 노조원들은 거의 파견 하청 계약직 등 비정규 미조직 노동자들로 고용이 불안정하다. 또 기업별 노조가 만들어지기 어려운 업종들로 노동자들의 권리가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노동환경도 여전히 열악한 곳이 대부분이다. 평등노조는 또 ‘불법취업’한 이주노동자들도 조직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주노동자 지부(지부장 이윤주)가 지난 5월 26일 발족, 한국에서 최초로 외국인 노조가 된 것. 다른 지부 노동자들처럼 노동자로서 권리를 보장받기는커녕 인간대접도 받지 못한 이주노동자들이 정면으로 싸움을 시작한 것이다.
지난 해 9월 결성된 건강보조식품지부 지부의 경우 6~7명이 한 조가 돼 회사차로 이동을 하며 일을 하고 회사로부터 업무지시를 받는 등 사측의 엄격한 관리감독이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사측은 이들이 노동자가 아니라고 강변한다. 10만원 정도 교통비 외에 기본급은 한푼도 없고 점심도 차안에서 해결하는 등 더 이상 나빠질 수 없는 근로환경이다. 학교 지부 중 모 학교 노동자들은 연장근로를 하거나 일요일, 휴일까지 일해도 특별수당을 못 받는 등 근기법도 제대로 적용 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지난 28일 노동환경개선 등을 내용으로 단체을 협상을 갖기로 약속했지만, 학교측은 일방적으로 약속을 어기고 야유회를 가버렸다. 임 위원장은 “노조가 없고 사회로부터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사업장에서는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한탄했다. 다른 지부의 노동환경도 상황은 마찬가지. 상황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임 위원장은 사업장 이름과 노조원 이름이 보도되는 것을 꺼려했다. 보도가 되면 사측에게 노동자들을 탄압할 구실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임 위원장은 “노동자라면 누구나 노조를 만들어 단체행동을 할 수 있다”며 “노동3권을 보장받기 위한 싸움을 계속 진행하겠다”고 강하게 말했다. 또 “노동자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근로기준법과 사회보장 전면적용을 위해 힘쓰겠다”고 당찬 결의를 밝혔다. 더불어 “현재 활동가가 없어 이런 일을 하는데 대단히 어렵다”며 “평등노조에서 ‘함께 할 동지를 찾는다’는 말을 꼭 넣어달라”고 강조했다. 전화 : 02-837-835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