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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도 아니고 두 번쨉니다! 죄를 지었다면 당연히 죄 값을 받아야죠. 노동조합 만들어달라는 것, 그리고 부당해고에 항의한 것뿐인데 또 구속입니다. 어처구니가 없어서 원! 말도 안 나옵니다”. 지난 2일 삼성 해고자 송수근 씨가 작년에 이어 또다시 명예훼손 등 혐의로 구속되자 삼성그룹 해고자 원직복직 투쟁위원회(삼성해복투) 한 동료는 치를 떨었다.
송수근 씨. 그는 지난 98년 삼성SDI(대표이사 김승택)에서 해고된 후 3년여 세월을 오로지 메아리 없는 “원직복직”을 외치며 달려왔다. 그런 그가 처음으로 ‘철창신세’를 지게 된 것은 작년 6월 28일. 전국을 돌며 삼성해복투 집회에서 신들린 듯이 삼성의 악랄함을 규탄해대는 그를 삼성이 어여삐 여길 리 만무했다. 삼성에 의해 고소된 그의 ‘범죄’는 명예훼손과 엄무방해였다. 78일간의 옥살이 끝에 보석으로 풀려난 그는 결국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는다.
그러나 그의 투쟁은 수그러들 줄 몰랐다. 집행유예기간에도 아랑곳하지 않던 그의 ‘무모함’은 해고자들의 한과 울분 바로 그 자체였다. 변함 없이 집회장마다 모습을 보이는 그의 존재를 삼성은 당연히 ‘눈엣가시’로 여겼지만, 사실 그가 삼성으로부터 특히 미움을 받아야 할 이유는 따로 있었다. 98년 해고자들이 3년 동안 송씨를 중심으로 처절하게 싸워오면서 항상 해고 불안에 떠는 현직 사원들의 의식은 깨어갔고, 최근에는 그들이 송 씨에게 자문까지 구할 정도로 송 씨는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가 되었기 때문. 급기야 삼성은 재 고소. 노랫가락은 만날 불러대는 명예훼손과 업무방해였고 송수근 씨는 다시 철창 속에 갇히게 되었다.
“집회하는 곳마다 삼성SDI에서 나온 사람이 따라다니며 녹음하고 사진을 찍어댔는데 그 내용이 이번 송 씨 고소장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삼성해복투 김학권 씨는 삼성 측의 비열한 수법에 울화통을 터뜨렸다.
현재 송 씨는 울산 중부서에 수감되어 있다. 3년 집행유예 기간 중에 다시 같은 혐의로 고소돼 구속됐으니 동료들의 걱정은 태산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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